진현호 목사

제가 미시건 칼빈신학교에 있을 때 가르치셨던 제임스 K. A 스미스 교수님이 쓰신 책이 있습니다. 바로 “습관이 영성이 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을 보면, 인간은 사랑하는 존재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끝없이 추구하는 존재라는 것을 밝힙니다. 그래서 인간이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은 결국 궁극적으로 인간이 가진 욕망의 성취라는 사실인데요. 스미스의 논지는 간단합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의 몸이 젖어든 습관이고, 그 습관은 우리가 반영하는 욕망의 결과라 는 사실입니다.

사실 우리 몸에 젖어든 습관은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 을 것입니다. 하나는 1) 의미 없는 습관의 움직임 — 아침에 일 어나 양치질을 하고, 아침을 먹고, 회사에 출근하고, 같은 시 간이 되면 아이들을 픽업하고, 저녁 7시에는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다른 하나는 2) 의미발견을 위한, 혹은 의미를 부여한 습관의 움직임 —학업과 직장을 위해 잠 을 줄이며, 새벽 예배로 하루를 시작하며, 매일같이 시간을 들 여 말씀과 기도생활을 하며, 주일에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나 오는 것 등—이라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의 습관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면 1) 의미 없는 습관 의 움직임은 늘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들로 채워지는 것이 대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저 감정에 이끌리는 대로, 아무 런 생각 없이 내 욕구충족을 위한 만족의 습관이 바로 의미없 는 습관의 반응일 것입니다. 반면에 2) 의미를 부여한, 의미발 견을 위한 습관은 내 이기적인 욕구를 죽이고, 상대가 원하는 (그렇지만 곧 자신에게도 기쁨이 허락되는) 만족을 향해 반응 되어지는 습관인 것이구요.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듯이 어머니의 모태에서부터 태어난 인간의 죄 된 습성은 언제나 자신의 욕망과 욕구를 채우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상대를 짓누르 고, 자신의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늘 우리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스미스는 그런 인간이 자신의 욕구와 욕망을 채 우는 것들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관점으로 바꿀 수 있는 욕망의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은 바로 예배, 창조-타락-구속의 역사가 담겨진 하나님 의 이야기가 드러나는 삶의 훈련장인 예배를 통해서만이 가 능함을 주장합니다. 복음의 메세지가 우리에게 전해질 때 우 리 생각과 가치관이 변화되어 지각이 열리는 사건을 통해 우 리 안에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의 삶이 자연스럽게 배어져 나 올 수 있음을 보게 합니다.

잠깐 개인의 삶을 나누려고 합니다.

헤세드 리더 양육을 위해 나누고 있는 디도서 말씀을 지금 가 정예배를 통해서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저녁 9시 가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아이들과 말씀으로 소통하고, 말씀 으로 하루의 일을 되돌아보며, 말씀으로 자신의 잘못을 비추 어 보며 나누는 시간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어느덧 이런 시 간이 습관이 되어졌고, 이제는 제법 영성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마음을 많이 오픈하는 시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 니다. 심지어 저희 집 막내 리엘이까지 말입니다.

오늘은 리더들의 자질과 요건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눴 습니다. 리더의 자질 중에 첫번째로 나온 것이 ‘고집대로 하 지 않는 것’, 두 번째는 ‘급하게 분을 내지 않는 것’이라고 이야 기했더니 아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하나씩 이야기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를 향해 ‘이러한 고집이 있었다, 저런 고집이 있 었다’라고 솔직히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난 뒤에 아이들이 아내와 저를 향해 미소를 띠며 “두 번째는 아빠, 엄마의 모습이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이들의 눈에도 급히 분을 내는 부모의 모습이 많이 보였나 봅니다.

많이 서툴고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되어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참 감사한 것이 있다면 아 이들과 서로의 잘못을 말씀을 통해 볼 수 있고, 서로의 잘못을 함께 시인하면서 앞으로의 일을 다짐할 수 있었던 시간을 보 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통해 습관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 닫게 되었습니다. 매일같이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을 세워가 며 싸우는 것이 정말 어렵고 힘들지만 그런 습관을 통해 영성 으로 자라나는 시간은 분명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 다. 처음은 서툴고, 어렵다 할지라도 습관으로 자리 잡힐 때 그것은 어느덧 사단을 무찌를 수 있는 영적인 무기로 다듬어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수님도 습관의 영성을 늘 갖추셨던 분임을 기억합니다. 매 일 같이 routine하게 움직여지는 하루하루의 삶이지만 그 안 에서 우리가 함께 습관의 영성을 세워가길 소원합니다.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 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더니” (눅2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