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엄마, 서필녀

저는 9 살 정여준의 엄마입니다. 여준이는 저의 둘째 아이이 고, 다운신드롬이 있어 장애 아이들을 위한 프랜즈 캠프에 참 여를 했습니다. 두 번째 봄 캠프를 5 월에 마쳤습니다. 캠프 의 집사님들께서 제 사정을 아셔서, 첫째와 막내를 캠프에 받 아 주셨습니다. 세 아이들이 캠프에 있는 동안 저는 온전히 성 경공부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캠프 참여 아이들의 엄마를 위한 성경공부를 하며, 하나님께서 제 삶에 대한 회복을 그분의 사랑과 은혜로 이루어 가고 계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깨달음과 은혜가 있지만, 많은 부분들이 아직도 진행중이어서, 글쓰기를 오래 망설였습니 다. 그럼에도 글을 쓰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어려운 일을 기 쁨과 열성(zeal)으로 봉사하시는 캠프 집사님들과 봉사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기꺼이 보내주신 아이들의 부모님들, 또 이 캠프를 기꺼이 허락하시고 지원하시는 교회에 무척 감사 를 드리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행하심을 인정하 고 그분의 행사를 온 맘, 온 힘, 온 의지로 찬양하고,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여준이가 태어난 이후 오랜 시간이 블랙홀이었습니다. 질서 가 무너진 채,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하 고 있는지를 생각할 틈도 없이, 매일의 삶들은 계속되어야 했 습니다. 오랜 싱글의 삶 이후 시작한 결혼, 엄마, 살림, 직장. 그리고 장애아이 여준이! 어느 하나 쉬운 상대가 아닌데, 생 각해보면 어느 하나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할 수 있는 봉사도 마다하지 않는 교회 생활은 했지만, 신앙마저 질서를 잃은 채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intimacy의 목마름이 있었지만, 길에 뿌려진 씨앗이 뜨거운 해가 나타나자 타버리고 만 것 같 은, 결국 건조한 신앙생활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뜨거운 해 는 육아와 살림으로 인한 바쁜 일상, 다정하지 못한 관계들 ( 아이들과 남편), 빠듯한 가정 경제, 충분히 성과를 내지 못하 는 연구 등 눈을 뜨고 있는 한, 낮이든 밤이든 제가 매일 대면 해야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바로 왕 앞에 선 야곱의 고백처럼, 참 고달픈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도움의 손길이 있 었지만, 지혜가 없어 더 고단하고 슬픈 삶이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여준이가 프랜즈 캠프를 보내고 온 첫 날. 제시 집사님은 아마도 걱정하거나 궁금해할 부모들 을 배려해서 캠프중인 아이들 사진들을 보내주었습니다. 그 사진 속에서 자원 봉사하는 집사님들의 환한 웃음들. 너무나 즐거워하는 그 모습들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10 여 년 만에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박장대소하며 크게 웃던 웃음이 제 얼굴에서 사라진지 오래 였고, 장애아이가 있기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늘 긴장하 며, 행여 불공평한 행위라고 생각되면 쌈닭 같은 논쟁을 하기 도 했습니다. 배려할 여유가 없으니 사납고, 무슨 일이 또 있 지 않을까 긴장하고 불안하고, 혹시 놓치는 게 없을까 생각에 생각을 더해 애쓰고, 욕심 많은 성격 때문에 할 일들은 쌓여가 는 그런 삶의 한가운데서 예고없이 찾아온 자아를 생각하게 된 순간. 내 자아와 내 삶의 블랙홀안에서 지진이 시작된 것이 바로 그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년의 마더와이즈 자유편을 시작으로 성경공부를 시작했고, 올해 연초에는 제씨 집사님의 제안으로 한인 침례교회차원에 서 하는 일 년 성경읽기에도 참여하여 성경을 읽어오고 있고, 이번 봄에는 마더와이즈 지혜편으로 성경공부를 마쳤습니다. “웃음” 하나로 시작된 지진은 올봄의 마더와이즈 성경공부를 하며, 질서를 찾아갑니다. 놀라우신 하나님. 나를 너무나 잘 아 시는 하나님. 너무나 인격적인 하나님. 그 하나님을 저는 너무 사랑합니다. 한 개인, 너무나 고집이 세서 좀처럼 유연하기 어 렵고 그러면서도 연약하고, 삐죽거리며 잘 따라 나서지 않아 밉살스럽지만 용기 없어 자책하는 그런 자기모순을 가진 한 개인을 향한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 또 그의 온유하심, 그러나 잘못된 것은 반드시 정산을 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이 두렵 기도 하고, 무척 소중하기도하고, 제게는 소망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이번 캠프와 성경공부를 하면서, 변화한 것은 가정예 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수요일 저녁마다, 윤재, 여준, 유진, 그리고 제가 모여 앉아 예배를 드립니다. (참고, 남편은 현재 보스턴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찬양을 합니다. 우 리는 God is so Good을 좋아합니다. 하나님은 정말 좋은 하나 님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성경을 함께 읽고 하나님을 이야 기합니다. 그리고는 각자 기도합니다. “Sorry Jesus and thank you Jesus. You had to die for us. Thank you for food and water. Save our animals”라고 기도하는 막내 유진. “중얼 중 얼…(여준이 말은 알아듣기 힘든 때가 있습니다). 아멘” 하는 여준. “내일 싸이언스 시험 백 점 맞게 해주세요.” 하는 윤재. 그리고 가족을 위해, 하나님을 잘 알아가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생활하게 도와 달라고 제가 기도합니다. 제 아이들의 입 술로 찬양을 하는 것이 신기하고, 기도하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듣기만 했던 예배를 제 가정 안에 하는 것이 정말 신기 하고 놀랍습니다. 제게 용기를 주신 하나님과 성경공부 자매 들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 중, 하나님께서 제 안에 질서를 잡아 주신 것이 가 장 감사합니다. 블랙홀 안에 살다 보니, 생활이 생활을 좌지우 지해 갔습니다. 엘리야 선지자 심정인 때도 있었습니다, “내가 죽지 않고서야 끝날 일이 아니다”, “I have had enough, Lord. (1 King 19)” 많이 노력하고, 생각하고, 또 애썼지만, 삶을 인 도하시는 이는 주 여호와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관계 회복이 가장 먼저입니다. 하나님이 늘 옳습니다. 주님이 늘 문을 두드리고 계시는 게 맞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주님이 보이는 것은 늘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인 거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순간이라도, 하나님을 진심으로 구할 때, 그 하나님이 내 안에 오셔서 진리의 길로 안내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게 풀어야할 숙제를 주셨고, 그를 위해 지혜주시길, 용기주시 길, 사랑주시길 구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유일한 위로와 소망 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질서 안에 있다는 것. 결국 하나님 의 선함을 이루어 가실 것이기에 염려는 없습니다. 다만, 끊임 없이 십자가를 향해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하나님 의 뜻에 순종해서 그를 기쁘시게 하는 일에 피곤함이 없게, 멈 추지를 않게, 마음이 사그라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 습니다. 여준이의 프랜즈 캠프를 통해, 아이들이 건강해질 뿐 아니라, 저도 건강해져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교회에 진심 으로 감사하며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