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형제(아가페 1목장)

사실 지난 7월 예배 중 광고 시간에 VBS를 시작한다는 내용을 들을 때만 해도, ‘팬데믹으로 인해 작년에 하지 않았던 여름성경학교를 올해는 드디어 하는구나’ ‘미국 한인교회에서도 여름성경학교를 다 해보는구나 신기하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어린 자녀를 둔 대부분의 성도님과 마찬가지로,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과 씨름하며 지친 가운데, 주중 5일씩이나 2시간 30분에 가까운 저녁 시간을 교회에서 책임져 준다는 것이 적잖은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한편으로, 5일이나 되는 VBS가 과연 제대로 진행이 되는 걸까, 선생님들이 너무 힘드신 게 아닐까 의문이 들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통상 한국에서의 여름성경학교는 토요일과 주일 이틀 정도를 할애해서 교육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바쁜 직장생활과 업무 스트레스, 가사 등을 감안하면, 이틀만 열리는 여름성경학교도 주일학교 선생님들의 엄청난 수고와 희생이 요구되는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막연한 저의 생각은 지극히 한국적인 것으로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VBS 마지막 날인 금요일 저녁 마지막 30분 정도는 부모들도 같이 참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그러면서도 진지하게 예수님을 알아가고 만났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많은 유스(Youth)들이 선생님으로, 행사 진행으로 함께 했다는 점입니다. 우리 교회의 VBS가 한국의 여느 여름성경학교와 달랐던 결정적인 요소는 선생님들에 있었습니다. 한국 교회의 여름성경학교는 대부분 기존의 주일학교 선생님들에게 아이들이 배우는 프로그램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주일학교 선생님들은 주로 30대 이상의 자매님들이 대부분이고, 드물게 대학부나 청년부의 청년들이 행사를 보조해 주는 식입니다.

반면에 우리 교회의 VBS는 유스들이 단순 보조의 역할이 아니라, 선생님의 역할을 넘어 아이들과 함께 춤추고 찬양하며 직접적으로 적극 참여하고 즐긴다는 점에서 한국의 여름성경학교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매일 VBS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아이들의 반응도 한국에서의 여름성경학교에서의 그것과 사뭇 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한국의 여름성경학교에서도 우리 교회의 VBS와 같이 동일한 성령님이 역사하시고 아이들의 심령에 예수님이 심기우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저와 제 아내가 느끼는 바로는, 여름성경학교에 비해 VBS가 훨씬 더 역동적이고 즐겁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강력한 임팩트가 미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원동력이 유스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과 누나, 언니와 오빠 같은 유스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회 동생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다 보니, 아이들은 세대 차이나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경험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유스 자신들도 불과 3~4년 전에 본인들이 참가했던 VBS인지라 더욱 애정이 가고 추억도 떠올랐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 킨더가튼을 포함하여 – 초등학교 아이들의 에너지는 엄마 아빠들이 버거울 정도로 왕성한데, 아이들만큼이나 왕성한 에너지를 가진 유스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VBS는 30대 이상의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여름성경학교가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힘과 에너지,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한국 교회에서 유스에 해당하는 중고등부는 학업의 부담, 학부모님들의 기피 등으로 여름성경학교나 다른 교회 행사들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씁쓸한 것도 사실입니다. 즉, 우리 교회의 VBS는 당연한 것이 아니고 여느 여름성경학교와도 다릅니다. 또한, 우리 교회 VBS를 빛낸 주역이자 주축이 되어준 유스는 여느 교회의 중고등부와 확연한 차별성을 가집니다. 저는 예수님이 사용하실 우리 교회의 유스들이 가진 가공할 잠재력과 가능성을 이번 VBS에서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슬프게도 미전도 종족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책임감도 느낍니다. 인본주의적 교육과 비합리적으로 치열한 경쟁의 입시 제도, 세속적인 문화 등으로 인해 하나님을 모르는 민족이 되어가는 한국의 청소년들, 이는 개인적으로 내년에 한국으로 되돌아가면 씨름해야 할 또 다른 저의 과제이자 기도 제목이 될 것입니다.

지금 유스 자녀를 두신 부모님에게는 여전히 유스 아이들도 초등학교 아이들같이 철없는 어린아이로 느껴 지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VBS에서 어린아이들을 돌보아주고 인도했던 유스들은 그 시간을 통해 또 한층 성장하고 성숙했을 것입니다. 우리 믿는 자들에게는 삶의 어느 것 하나 우연이 없듯이, 우리 교회가 명문 대학들이 모여 있는 리서치 트라이앵글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점, 그래서 유스들이 우리 교회에서 영성을 쌓고 이 지역의 대학에서 지성을 쌓게 될 것이라는 점은 절대 우연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이 지역에서 지성과 영성을 겸비하게 될 우리 유스 아이들이 장차 복음으로 미국은 물론,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며, 북한 지역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사명을 감당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저는 담임목사님이 3개월 전 설교를 통해 V24를 제시하신 것이 단순히 건물 하나 더 건축하는 것,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션 센터가 건립되면 더 힘있고 뜨거운 VBS, 유스 예배가 드려질 것입니다. 유스를 중심으로 강력한 하나님의 군대가 양성되고, 예수님의 열방을 향한 계획이 이 곳에서 만들어질 것입니다. 유스를 거쳐 성인이 된 청년들이 미션 센터에서 결혼식도 하고 가정을 이룰 것입니다. 성벽을 재건했던 히스기야의 열정으로 바로 지금부터 기도하고 준비해 나간다면, 유스를 비롯한 우리의 차세대들은 미션 센터에서 준비되고 하나님께 크고 귀하게 쓰임 받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80여 년 전, 미국의 한인 크리스천 공동체의 기도와 후원이 조국의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에 크게 기여한 것과 같이, 머지않은 장래에 랄리한인침례교회의 유스들의 기도와 사역이 한반도 통일과 세계 복음화에 이바지하리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